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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려나간 인연의 끈에 아플 땐 무엇에 위로받아야 해요? 잘리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돌아갈 수 없는 과거와 존재하지 않을 미래 생각에 아플 때는요? ....누가 알려줬으면 좋겠어. 이루지 못하는 사랑 때문에 아플 때는 무엇으로 치료해야 하는 건지.



같이 할 수 없는데, 괜찮아졌나 싶었는데 한 번씩 생각나서 아프게 하고....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내 잘못으로 끊어진 연이라 다시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무엇으로 위로받고 구원받을 수 있어요? 나에겐.....아무것도 남지 않은



텅 빈 가슴 뿐인데.....아카싯치는 똑똑하니까, 그러니까 대답해줘...... 끝내 술에 함락되어 잠들어 버린 키세를 아카시는 한참이나 지켜보았다. 평소였으면 대충 처리했을 텐데 아직도 눈물이 방울방울 어린 키세를 두고 가기는 신경쓰이는 탓이었다.



통화 연결음 소리가 난 지 3초는 됐을까,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상대는 전화를 받았다. 원고 작업중인가. 아침형 인간으로 살랬는데. 아카시는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자연스레 키세를 인도하기로 했다. 아카시군? 무슨 일로 전화를...? 오랜만이야, 테츠야



아카시의 시선은 키세의 왼손 약지에 박힌 참이었다. 아무것도 없었지만 반지 모양대로 타지 않고 가느다란 부분. 필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지를 꼈다 뺐다 한 흔적이었다. 키세에게 도움을 주는 건 어렵지 않았으나 그간 그가 도움을 청하지 않았으니



나서지 않던 참이었다. 술김에 확 저지른 건지 뭔지, 모처럼의 기회를 놓칠 생각은 없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직접 부딪혀, 료타. 아아, 이런 부탁 껄끄러울 건 알지만 키세가 잠들어 버렸어. .... 부탁할 사람이 딱히 없어서 곤란한데....



예전보다 처세술이 늘었다며 니지무라가 감탄한 아카시의 능청스러운, 당혹해하는 연기에 쿠로코는 잠시 조용하다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합니다, 아카시 군. 바쁠텐데 큰 폐를...곧 나가겠습니다. 어디인가요? 처음 동거 소식 말해줬던 술집. 기다릴게.



한 때는 키세가 조금 취했다 하면 면박을 주면서도 쿠로코는 제 몸보다 큰 키세를 부축하고 나갔었다. 힘들겠다며 도와줄까 묻는 아오미네나 차를 불러줄지 묻는 아카시의 제안에도 날이 추웠는데 따뜻하니 그럭저럭 좋습니다, 빙긋 웃었더랬지. 그랬던 적은 이제



빛바랜 사진 마냥 모두의 기억 속 어딘가에 감춰져있다. 상기된 얼굴로 쿠로코는 금세 나타났다. 그럭저럭 안색은 봐줄 만 했지만 얇은 가디건 아래에 감춰진 마른 몸매가 퍽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 짐작하게 했다. 많이 힘든가봐, 테츠야? ...아.



못 보던 사이에 담배도 피고. 그건... 어른이 되어가는 거겠지. 다들 그렇게. ..... 사랑의 열병은 지독해서 지나간 자리에 구멍이 크게 남아, 빈 곳을 메꾸고 싶다 외친다지. ... 너도 키세도 많이 달라졌네. .....아카시군. 난 이만 갈게



헤어진 지 몇 년인데 아직도 쿠로코와 연애하던 때의 모습 그대로, 바뀌고 싶어하지 않는 키세. 빈 자리를 느끼고 싶지 않다는 듯 마구 일을 하는 쿠로코. 어떤 식으로든 다시 매듭지었으면 좋겠는데, 쿠로코가 아린 표정으로 끌고 가는 걸 한참을 지켜보고선



아카시는 대기하던 기사에게 출발 신호를 보냈다. 철마다 좋다는 걸 보내가며 보진 못해도 챙겨오던 친구들인 만큼, 부디 다음 번 만남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셋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뒤로 하고. 차라리 닭살돋는 타령이 나으니 다음은 꼭.




저때 지금은 연락하지 못하는 소중한 사람 2명 생각나서 우울해서 썰로 승화하며 풀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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