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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소년 키세×문학 소녀 테츠나로 황ts흑 보고 싶다. 키세는 머리도 좋지만 눈치도 좋음. 어릴 때부터 자기 이용하려 드는 어른들 많이 봐서 일부러 범인인 척 굴었을 것. 대부분은 조금 일찍 성숙했었나 보다, 나이가 들어 보니 천재도 아니네 하고



관심이 식었음. 공부는 그저 그래도 얼굴이 다 해서(..) 특유의 사교성도 있고 또래에게는 인기 만발. 매년 진로조사 할 때면 키세 군, 뭐 되고 싶다고 했어~? 글쎄여- 뭐가 좋을 거 같슴까~ 하고 흘려 버리고. 본인도 특별히 뭐 하고 싶단 생각



없기도 하고. 꿈을 위해 죽어라 노력하는 사람 보면 저렇게까지 매달리나 싶어서 바보같기도 하고 한편 부럽기도 했음. 테츠나는 유일하게 키세랑 사담 나눠본 적 없는 동급생. 이름도 잘 모르는 애들도 있고 키세도 솔직히 테츠나에 대해 말해보라 하면 퍼뜩



튀어나오는 게 없었음. 주번활동도 조용히 자기 할 일 찾아 해서 중간중간 뭐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안 나오니 테츠나가 주번인 날은 조용히 넘어가 더욱 주목받을 일도 없고. 키세가 테츠나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문학시간. 시조를 지어보라는 말에 키세는



연필을 빙글빙글 돌리며 잘 알려지지 않은 어느 시인의 작품을 대신 썼음. 길이도 길어서 외우는 사람은 물론, 일부를 베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없었을 것이었다. 무명시인이라는 것도 한몫 했고. 그렇지만 키세는 그 시인이 참 좋았음. 담담히 풀어내는



감정 표현이 참 아름다웠음. 워낙 눈에 띄는지라 호명받아 시를 읽었고 다들 키세가 쓴 건 줄 알고 환호하는 와중에 키세는 테츠나 표정이 아주 잠깐 변한 걸 봄.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거 같았는데, 싶었지만 그 뒤로도 테츠나는 말을 걸지 않았음. 자리를



바꾸는 날, 키세는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제비 교환을 은밀히 시도했음. 테츠나 옆자리에 앉아볼 심산이었고 아오미네는 뒷머리를 벅벅 긁더니 무슨 생각인진 모르겠는데 쟤가 저래보여도 성격이 있어 준_준;; 대답하곤 순순히 바꿔주었음. 소꿉친구랬던가.



이성하고는 말도 잘 못하는 아오미네가 유일하게 편히 대하는 게 테츠나였는데 학교에서 보이는 건 하교길에 같이 가거나 가끔 수업 시간에 조는 아오미네를 깨우는 정도. 아오미네는 다른 의미로 인기인이라 테츠나 인기척 더 없게 만들고. 동급생들 이미지도



조용하고 그 아오미네 짝꿍인 애, 이 정도. 졸린데 건드리면 인상 확 구겨지는 아오미네가 좀 무서운데...유일하게 등짝을 내리치거나 꼬집어 깨우는 게 가능함. 아오미네도 테츠나한테는 순순히 굴고. 아무튼 몇 번 테츠나의 짝꿍이 다른 애인 적도 있었는데



그 때도 얼마 안 가서 아오미네랑 바꾸거나 그냥 조용한데 좋은 애, 정도 이미지 갖고 끝. 순순히 바꿔줘서 키세도 좀 의외였지만 아무튼 원래 그 제비를 뽑은 양, 뻔뻔히 인사를 건넸음. 테츠낫치죠? 잘 지내봐여! ....아. 잘 부탁합니다, 키세 군



얼핏 얼굴에 스친 미묘한 표정의 의미가 궁금한데, 천천히 알아가지 뭐. 키세는 그렇게 생각하고 슬금슬금 테츠나를 관찰하기 시작. 점심 시간이면 어딘가 사라져 버리기도 하고 대체 어떤 사람일까. 테츠낫치는 내가 조금 불편한 걸까, 거리감은 쉬이 줄지



않았다. 둘 사이에 말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테츠나는 필요 이상의 말은 건네지 않았음. 한 달의 시간 중에 1주일이 흘렀지만 둘 사이에 오간 건 형식적인 인사나 키세 군 아까 누가 전해달랬어요 이런 거. 무적의 사교성을 가진 키세지만 도통 적응이



되지 않음.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호감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원래 무표정한 편인가 싶기도 하다 아오미네랑 돌아갈 때 보면 꼭 그런 건 아닌데. 열흘이 지났을 때 키세는 아오미네를 불러냈음. 테츠낫치, 혹시 나 싫어함까?! 아닐 걸?



왜 의문형인데여!? 나도 모르지. 걔 맘은...근데 싫어할 린 없는데....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아오미네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 입을 열었음. 테츠랑 단둘이 얘기해볼래? 에? 당번 바꿔줄게, 아니다 니가 두 번 해! 그런 게 어딨어요!! 싫음 말고~



윽....알았어요. 테츠한텐 나한테 빚진 거 있어서 그런 거라 할 거야. 알았슴다. 저기 아오미넷치, 제비 교환도 그렇고 왜 아무것도 안 물어봄까? 준.준 그건 나중에 상황보고 얘기할래. 근데 니 취향이 그럴 줄 몰랐어. 내 취향이라녀? 뭔가 화려한



타입의 미녀를 좋아할 줄 알았어. 에? 테츠나는 겉보기엔 얌전한 문학 소녀 느낌이니까. ...그거 왠지 말에 뼈가 있는 거 같슴다? 니가 걔한테 등짝을 맞아봐야 돼. 엄마보다 무섭다니까..... 오한이 든다는 듯 팔을 감싸고 파르르 떨던 아오미네는



테츠 언덕에 큰 나무 근처에서 점심 먹어 기억해! 내뱉고는 쏜살같이 사라졌음. 지금 가도 어색하거나 자릴 피하겠지 싶어 키세는 꾹 참았음. 팔자에 없던 주번 일로 이른 아침 집을 나서며 키세는 눈가를 가디건 소매로 쓱쓱 문질렀음. 아직 잠이 깬 게



아니라 등교길이 퍽 버거웠으나 모처럼의 기회여서 부산히 움직였음. 테츠낫치는 뭘 좋아할까? 집을 나서기 직전 키세는 자신처럼 아침을 걸렀겠지 싶어 편의점에서 유부초밥과 가벼운 요깃거리를 조금 샀음. 묘한 설렘 때문에 재게 놀린 발걸음 덕인지, 테츠나는



아직 오지 않았음. 창문 너머 한참을 보고 있자니 물빛 머리칼이 흔들리며 걸어오는 것이 보였음. 가디건 소매로 얼굴 근처를 문지르는 게 테츠낫치도 잠이 덜 깼던 걸까요, 이런 거 보면 그냥 여고생인데- 싶어 키세는 실실 웃었음. 이상한 일이었다.



타인에게 이 정도로 관심 가진 적이 있었나 싶고. 별 거 아닌 걸로 웃음도 나고. 교실 문을 드륵 열고 들어오던 테츠나는 흠칫했지만 이내 인사를 건넸음. 키세가 워낙 발 빠르게 움직이는 통에 생각보다 일은 빨리 끝났고 쓰레기를 버리고 오면 됐음.



머리칼 아래의 목덜미도 가늘고, 겉으로 드러난 손목도 발목도 진짜 얇슴다.....잠시 멍 때리는 사이 테츠나가 가득 찬 쓰레기통을 들었음. 내가 들겠슴다! ...꼭 그럴 필요까지는.... 아녀! 테츠낫치가 들면 시야도 안 보이고 위험하니까여!



키가 아담한 테츠나가 들기엔 위험하다는 이유로 뺏어 들고 키세는 넉살좋게 덧붙였음. 그래도 나 심심하니까 같이 가줘여! 테츠나는 별 말 없이 뒤를 따랐음. 키세가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면 조용히 듣고. 어떤 사람인지 재며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이라니! 아직 햇살이 따가워서인지 키세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생길 무렵, 소각장에 도착해 쓰레기를 털어버린 직후였음. 이제 됐슴다~ 환히 말하려는 키세 얼굴로 스윽 손이 다가와 손수건으로 맺힌 땀을 두드렸음. 조금이나마 거리가 좁혀진 기분이라서



지금이 기회라고 키세는 직감함. 있죠, 테츠낫치. 내가 싫어요? 네? 2주일 정도 같이 있었는데 테츠낫치 웃는 것도, 말 건 적도 없고. 묘한 표정만 봤슴다. 너무 돌직구였나 싶어 아차 하고 바라본 테츠나의 얼굴은 난처해 보였음. 실수라고 할까



망설이는 키세를 보던 테츠나가 입을 열었음.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오해하게 했다면 미안해요. 그렇지만 좋아하는 것도 아니란 거죠? 그, 그러니까 이성적인 거 말고....! 부인의 말은 안 하는 게 또 그다웠음. 급히 덧붙이느라 무심코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키세는 소스라치게 놀라 잡은 손을 놓았음. 미, 미안해요! ..아뇨. 음, 그러니까 나는 네가...좀 불편해요. 에? 뭔가를 감추고 있는 거 같아서요. 키세 군도 알다시피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아서 인간 관찰이 취미입니다.



키세 군을 보면 무언가 계산해서 행동하는 거 같아서.... Σ(σ σ ') ...표정 보니까 맞나보네요. ....맞슴다. 근데 그럼 보통 기분 나빠하지 않아요? 그랬겠죠. 그런데 키세 군이 그 때 시조.... 시조요? 그거 쓴 사람 좋아하는 시인이라.



아..... 나쁜 의도로 쓰려고 그 시를 일부러 외우고 있진 않았겠지 싶어서요. 발표하고 난 뒤 그랬죠. 사실은 어느 무명 시인의 시 구절이라고. 다들 어쩐지 키세 군답지 않게 잘 썼다며 언제 보고 썼냐고 물을 때 너스레를 떨었죠. .....혹시,



키세 군보다 뒷자리라 보였던 거지만, 그 때 키세 군 책상 서랍 비어 있었어요. 시를 외운 거였겠죠. 그 긴 시를 외우고 있다면 필히 머리가 좋단 뜻인데 왜 평균 수준으로만 유지하는 걸까 궁금했어요. ....역시 대단함다, 테츠낫치. 맞아요, 외웠죠.



혹시 알아버렸냐고 묻기도 전에 테츠나는 조곤조곤 실은 키세 군 머리 좋은 거죠? 확인하듯 이야기를 했다. 확신에 가득 차 있던 목소리라 키세는 순순히 수긍했다. 이제 그동안 왜 그랬는지 털어놓을 차례였다. 이해합니다. 내 비밀을 안 건 처음임다.



우리 직계 가족말곤 모르는 건데. 있죠, 테츠낫치. 네, 키세 군. ...그럼 우리 이제 친구인 거죠? 원래도 동급생이잖아요. ....그냥 친구말고요! 점심 같이 먹어요, 나랑!!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알아줬으면 좋겠슴다!! 속으로 외치는



키세의 소원을 들어준 걸까. ....좋아요. 하지만 그다지 재미는 없을 텐데요..... 왜요? 나무 그늘 아래에서 책 읽으며 신선 놀음하는 거 뿐이라... 나도 책 좋아함다! 코웃음 치며 키세는 테츠나의 말을 일축했다. 어쩐지 책 취향도 맞지



않을까 키세는 묘한 기대감에 휩싸였다. 이후로 점심 식사는 늘 함께 했다. 키세는 그동안 귀가부였으나 테츠나를 따라 도서부에도 입부했다. 너랑 나랑 둘 뿐입니다. 엣 도서부지만 가끔 영화도 보곤 해요. 좋아요. 테츠낫치랑 더 친해질 수도 있고!



테츠나는 고전 영화를 좋아하는 모양인지 종종 오래되어 보이는 영화 비디오 따위를 들고 나타남. 도서부 부실은 테츠나 혼자 쓰기 때문에 테츠나 취향으로 맞춰져 있었는데 포근한 (키세에겐 조금 작았지만) 러그와 쿠션들, 푹신한 담요 등이 있었음.



일주일에 2~3번 청소한다더니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부실의 러그 위에 배를 깔고 영화를 보며 다과를 먹는 것은 꽤 즐거웠고 가끔씩 사서 선생님의 부탁으로 도서관 책장 일부를 청소하고 간식을 얻어 먹는 것도 퍽 새로운 경험이었음. 테츠나는 의외로



털털해서 손이 닿지 않는 높은 부분을 털겠다고 사다리에 올라가는 경우도 잦았는데 키세는 매번 자기가 털겠다고 사정해야 했음. 테츠나가 올라서면 키세는 아래에서 사다리를 잡고 있어야 하는데, 잠깐이라도 하늘을 볼라 치면 테츠나 치마 아래를 훔쳐보는 듯한



기분이라 영 마음이 그랬던 것. 언젠가 용기를 내어 테츠나에게 얘기했더니 되려 태연하게 속바지도 입었는데 어떻냐고 대답해서 의식하는 건 자기 혼자인가 싶어서 이상한 기분이 되고. 마른 다리가 위태롭게 보이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게 도와드리고 받은



간식은 둘의 좋은 양식이 되었다. 자리를 바꾸게 되었을 즈음, 키세는 못내 아쉬웠지만 부활동에서 만나니까! 하고 바뀐 짝꿍에 적응하려 했음. 하지만 1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테츠낫치, 심심함다.....맛있는 양갱이 나오는 찻집 아는데 같이 안 갈래요?



문자를 보냈지만 한참 답이 없었음. 그리고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답장이 왔음. 싫습니다. 엣, 너무해! 그보다 수업시간에 문자 하지 마세요. 윽....하지만 심심한 걸 어떡함까! 차라리 생산적인 다른 활동을 하는 건 어때요. 생산적으로 친분 쌓기!



답장은 없었다(..) 키세는 애꿎은 아오미네의 뒤통수만 한참을 노려보았다. 저 자리가 내 자리였어야 함다! 머리 뚫리겠다고 툴툴대며 아오미네가 자리를 바꿔준 건 얼마 뒤였다.....테츠나는 미묘한 표정으로 키세를 바라보았지만 별 말은 하지 않았음.



반 대항 농구 경기를 한 날은 날이 정말로 무더웠음.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뻘뻘 날 것 같은. 아오미네는 성가시단 표정으로 질 것 같으면 그 때 뛰어도 늦지 않다고 했다가 테츠나에게 등짝을 얻어맞고(ㅋㅋㅋ) 나갔음. 아오미네 군, 지면 알죠? 속삭이는



모습은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았음. 아오미네 못지 않게 활약 끝에 이겼고 의기양양하게 테츠나를 찾는데 어느 틈엔가 아오미네 앞에서 수건과 스포츠 음료를 건네주고 있다는 걸 앎. 키세 앞에 건네지는 수건과 음료수들은 뒷전으로, 키세는 빽 소리를 쳤음.



테츠낫치, 어떻게 나는 안 줄 수 있슴까! ㅍ.ㅍ? 키세 군 앞에 이미 여럿 있잖아요. 테츠낫치가 준 건 아니잖아! 순간 공기가 조용해졌음. ㅇ, 아니 이건 그러니까...특별한 건 아니고......짝꿍, 짝꿍이면 나름 살 붙이고 산 사이잖아요!



위험한 발언은 그만둬주세요 ㅍ.ㅍ 그보다 아오미네 군은 험악해서 아무도 못 주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테츠나의 발언에 모두가 빵 터져서 아오미네와 키세를 번갈아 쳐다보았음. 테츠, 왜 나한테만 그래! 억울하다는 아오미네의 목소리에 다시 시끌벅적.



반 대항 농구를 승리한 덕에 따낸 바닐라 쉐이크를 테츠나 몫까지 들고 오는데 키세는 드물게 테츠나가 기쁜 표정인 것을 알았음. 꽃이 옆에 피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바닐라 쉐이크 좋아하나.....? 추측은 곧 확신이 되었음. 키세는 제 몫의 바쉐를



힐끔 내려보다가 테츠나에게 물어 보았음. 있지, 테츠낫치. 나 스포츠 음료가 더 좋은데. 바쉐랑 바꿔주면 안 됨까? ㅍㅁㅍ 제 위장은 이거 한 잔이면 충분한데요...... 테츠나 위장이 작다는 걸 잊고 있었다....! 차라리 다른 핑계를 댈걸!



그렇지만 테츠나는 이내 스포츠 음료 캔과 수건을 건네주었음. 하지만 아까 일도 그렇고 제법 섭섭했던 것 같으니까요. 조금 미지근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님다, 충분해요! 아까우니까 일단 얘는 넣어두자, 키세는 소중히 음료수를



넣고 바쉐를 마셨음. 수건에서는 좋은 냄새가 났음. 세탁기에서 꺼내자마자 햇빛에 말린 빨래에서 날 것 같은. 아직 조금 남은 땀을 닦기엔 아까운데, 멀뚱히 바라보는 키세의 손에서 테츠나가 수건을 빼앗아 대신 닦아 주었음. 별 의미는 없었겠지만, 키세는



주인님이 말려주기를 기다리는 강아지마냥 얌전히 그 손길을 받았음. 한편으로는 신경도 쓰였음. 이왕이면 새로 빨아서 갖다준다던지, 아!! 땀냄새라도 나면!! 하지만 테츠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수건을 접어 집어 넣었음. 받은 음료수는 그렇게 키세의 책상



옆 선반에 보물처럼 놓였음. 반 대항 대회는 키세에게 뜻밖의 수확을 안겨 주었음. 무슨 심정인지 아오미네가 테츠나를 기다리지 않고 동급생 손에 들린 수건과 음료수를 낚아 채고 먼저 가버린 덕으로. 더욱이 근래 계속 키세의 짝꿍이 테츠나였다는 점과



저번 소동이 워낙 임팩트 있었던 것 때문에 다들 킥킥 웃으며 짝꿍한테 인정받고 싶은 거냐며 키세에게 테츠나에게 받으라고 밀어 주고. 아오미네보다 점수를 많이 땄어도 이것보단 덜 기쁘던데. 알고 있지만 애써 모른 척 하던 키세도 이젠 부정할 수 없었음.



테츠낫치를 좋아하는 구나............ 동급생 모두가 좋아하는 키세 료타. .....쿠로코 테츠나는 사랑하지 않는 키세 료타. 입 속으로 되새기면 더욱 쓸쓸한 기분이었음. 지금에야 꽤 친해졌지만 초반에는 사담 한 번 나눠본 적도 없었고.



그 전이라면 분명 '동급생 모두, 아니 테츠나만 빼고 모두가 좋아하는 키세 료타' 였을 테니 그것보단 낫지만.......지금은 그냥 테츠나에게 친한 남자 사람 정도 아닐까. 이따금 같은 반 여학생들의 연애 상담을 들어 줄 땐 언젠가 상대도 알아줄 날이



올 거라던지, 언젠가 좋아하는 마음이 통할 거라고 조언하고 했는데. 짝사랑이란 게 이런 건 줄 알았으면 다른 조언을 했을까. 그렇지만 키세는 포기하지 않았음. 테츠나와 친한 남자는 키세 료타, 아오미네 다이키 둘 뿐. 옆에 계속 설 수 있을 수도 있지



그렇게 위안삼아서 짝사랑은 계속 된다~~ 키세는 이제 하나하나 평소보다 더 신경 쓰기 시작했음. 옆에 테츠나가 있다는 생각 만으로도 긴장되고, 한편으론 어제보단 멋있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두근거림도 있고. 아주 가끔 수업 끝나고 함께 서점에 가거나



맛있는 걸 먹자며 꼬여 내서 약속을 만들면 일주일 전부터 옷장을 열었다 닫았다 옷을 골라두었다가도 전날 밤 다시 바꾼다던지. 누나들은 키세에게 여자친구 생겼냐며 놀렸다가 키세가 드물게 진지한 모습으로 부탁하는 통에 조언해준다고 같이 밤 새기도 했음.



아오미네는 서점이나 카페는 낯 부끄럽다고 같이 안 다녀준다며 테츠나가 불평할 때도 키세는 내심 환호했음. 그 덕에 매번 같이 다닐 수 있었던 거 아닌가! 학교 밖에서도 보는 일이 잦다 보니 사이가 더 좋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음. 키세는 어떻게 하면



더 테츠나 마음에 들 수 있을까 은근슬쩍 물어보곤 했음. 조금씩 메모한 것이 늘어날 무렵, 진로 이야기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음. 바로 취업하려는 동급생도, 대학에 진학하려는 동급생도 있었음. 그러고 보니 테츠낫치는 어떻게 할 검까? 진학 희망입니다.



뭘 하고 싶은데요? 책을 써보고 싶어서요. 키세 군은요? 모르겠슴다. 뭘 하고 싶다, 생각이 아직 없어서요. 대학 진학은 조금 미루고 해보고 싶은 걸 찾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렇군요. ...그렇지만 테츠낫치랑 같은 대학에 다니는 것도 재밌을 거 같아요



... 뭐라도 말 좀 해줄래요? 아뇨, 키세 군이라면 어느 과든 잘 하겠네요 그리고 진짜로 같은 대학에 진학! 같은 과는 아니지만 하도 (키세가 쫓아 다녀서) 붙어 다니는 통에 종종 헷갈려 할 것 같다. 더욱 매끄럽게 바꾸려면 어떻게 고쳐야 할까?



자네가 답해보게나. 거듭 사용된 단어를 의미가 같은 다른 단어로 바꾸고...(이하 생략) 좋은 생각이네. 자네에게 가산점을.... 아, 죄송함다. 저는 이 전공이 아닙니다. 엥? (모두가 놀람) 테츠낫치랑 점심 먹어야 하는데 공강이라 같이 들었어요.



그렇게 명예 문창과가 되고.....키세는 회계와 투자, 자산 관리 쪽 배울듯. 사유는 언젠가 테츠나가 작가가 되면 자산 관리를 핑계로 오래오래 붙어 있으려고<< 아무튼 명예 문창과 키세 때문에 키세네 과랑 테츠나네 과랑 돈독한 사이될 듯. 축제 때



인접해서 서로 돕고 키세 막 문창과 주막 홍보하고....(대체) 테츠나는 키세네 과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가끔 바쉐 쿠폰을 준다던지 그래서 의아할 듯. 테츠나 빼고 모두 네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키세 때문에..그래서 키세네 과 사람들에게 내적



친밀감 1000%였으면. 야구장에 갔다 키스타임 잡혔는데 키세가 조용히 종이 꺼내서 '←아직 애인 아님. 짝사랑TT 뽀뽀하면 심장 터짐다...' 보여줘서 테츠나가 알기 전 다른 곳으로 급히 옮겨가고. SNS 안 하는 테츠나 빼고 과 사람들은 다 알아서



키세랑 같이 있게 밀어주면 좋겠음. 테츠나는 언제 자각하는가. 아오미네가 종종 리그뛰면 티켓 보내오는데 늘 키세랑 감. 시즌 끝나서 축하하는 의미로 고기 먹으러 갔는데 예전이었으면 아오미네랑 나란히 앉고 키세가 맞은 편이었을 것을, 반대가 된 것이었다



그 날 찍은 셀카 저장하다 문득 느꼈을 것. ㅍㅍ...? 어라 언제부터 키세 군이 더 편했지? 그리고 생각해보니 가능한 모든 걸 다 키세랑 하고 있고. 편한 거야. 그동안 자기 옆에 누군가 있단 상상 한 번도 안했는데 키세가 자연스럽게 있고.



안해봐서 이게 사랑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키세라면 옆에 있어도 괜찮다 생각이 드는 거지. 그러다 또 야구장 키스타임 잡혔는데 키세가 잠시 한눈 팔다 종이 못 꺼냈는데 테츠나가 먼저 뽀뽀한 거야. 입술이 떨어지고 나서 테츠나는 생각보다 부드럽고 상상



이상으로 괜찮아서 (상대가 키세였던 건 아니라 입술 부딪히는 게 뭐 좋나 생각했을듯) 그 얘기하려고 키세 바라봤는데 입 탁 틀어막고 얼굴 홍당무 되어 있음. 호감이 있다는 건 알았는데 상대가 너무 티나니까 테츠나도 갑자기 부끄러워진 것이다. 그리고



이 귀여운 모습을 전광판이 계속....(키세 얼굴이 너무 드라마틱해서 카메라 못 옮겼다) 그렇게 사귀기 시작하는 황ts흑.....처음 노린대로 키세가 테츠나 재산 관리하고~ 한참 교제했는데 테츠나는 아직 확신이 부족했음. 키세가 뭘 착각한 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 아직도 사랑이 뭘까 모르겠던 거. 그래서 키세가 프로포즈했는데 거절함. (대체) 거절한 이유라도 알려줘요! 부족한 거 고칠 테니까! 키세 군이 저하고만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해서요. 다른 선택지가 있으면 또 모르잖아요. 하? 내가요?



테츠낫치가 원하면 심장도 떼주고 별도 테츠낫치 이름으로 하나 살 내가요? 하루에 조금이라도 떨어져 있는 시간이 있으면 어떨까 해서요. 우리 사귄 지 몇 년째인데도, 지금도 테츠낫치만 보면 이렇게 두근대는데!? 테츠나 손을 확 챈 키세가 제 가슴팍에



포갠 손을 올렸음. 쿵쾅거리는 고동이 말로 하기 어려운 기분이 들게 했음. 그러던 중 키세가 갑자기 번뜩 얘기했음. 좋슴다. 나 꼭 배우고 싶은 게 있거든요 뭔지는 말하지 않고 키세는 그동안 진지하게 고민해달라고 했음. 뭔가 하긴 하는지 진짜로



키세는 매일 어딘가 나갔고 과제에 씨름하고 그랬다. 대학을 다니는 것 같긴 한데 대체 뭘 배우는지. 테츠나는 그동안 책을 썼고 명예롭게도 둘의 인연을 맺어준 시인이 준 코멘트가 그럴싸하게 뒷면에 박힌 책도 있었음. 원래 담당하던 편집자가 경사 퇴사를



할 예정이라 편집자가 바뀔 거란 얘길 전해듣고 테츠나는 키세에게 그 소식을 일러주었음. 신입이지만 아주 일 잘 하는 남자분이라는 군요ㅍ.ㅍ 아 그렇슴까. 평소 같으면 절대 안 된다, 싫다 했을 키세였는데 덤덤한 것이 역시 우리 착각인 걸까 생각하게



만들었음. 다시 결혼해달라고 키세 군이 말할 날이 올까. 그 때 가서 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해도 울지 않고 웃으며 보내줄 수 있으면 좋겠다. 키세의 심경이 어떤지도 모르고 테츠나는 그렇게 생각함. 새로운 편집자와 만날 날이 정해졌음. 거울을



보고 옷을 이리저리 대 보는 테츠나를 보면 분명 키세가 한 소리 할 거라 생각했는데 툴툴대긴 커녕 어느 옷이 마음에 든다고 조언까지 하는 것이었다....키세는 할 일이 있다며 어딜 나갔고 테츠나는 적막해진 집안을 주욱 둘러보았음. 전 편집자님과 헤어져



슬픈 거라고 해야지, 키세 군을 보내주는 게 맞겠지. 거실에 깔린 푹신한 카펫도 침실에 놓인 YES/NO 베개도 즐거웠는데 이제 안녕일까. 집안에 있으니 더 심란해지는 기분이었다. 결국 약속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해버렸음. 교외의 분위기 있어 보이는



작은 카페는 벽돌로 만든 담을 덮고 있는 담쟁이 덩굴도 예쁘고 좋았다. 이런 작은 카페에서 키세 군과 고즈넉히 시간을 보내며 놀면 좋을텐데. 자꾸 떠오르는 생각에 눈물이 날 거 같아 꾹 참고 테츠나는 문을 열고 들어섰음. 발을 내딛자마자 보이는 키세의



얼굴은 당혹스러워 보였음. 보고 싶긴 했지만 그런 표정을 바란 건 아닌데....어쩌면 누군가를 만나고 있던 건지도 몰라. 어색하게 감추는 서류들과 네모난 작은 상자. 테, 테츠낫치 일찍 왔네요?! .....어쩌다보니까요. 키세 군은 무슨 일인가요?



아, 그러니까 이건..... 난감해 하는 표정을 보고 테츠나는 제 목소리가 형편없게 들리지 않길 바라며 입을 열었음. ...전에 그 얘기, 생각해봤는데.........우리 이제 그만 만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키세가 뭐라 답하기도 전에 테츠나는



문을 박차고 달려 나갔음. 그래요, 사실 말하기 껄끄러웠는데 고맙슴다.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해. 겁쟁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조금 일찍 와서 다행이었음. 어디든지 가서 편집자님과 약속을 다시 잡고 싶다고 하자. 산토리니 컨셉의 건물에 다다라서



테츠나는 멈춰섰음. 언제부턴가 흐른 눈물방울 때문에 겨우겨우 제가 어디 있노라 출판사 측에 문자를 보내고 가방 속에 있던 손수건을 꺼냈음. 그마저도 키세가 크리스마스에 선물한 거라 눈물도 닦지 못하고 소매로 쓱쓱 닦아야 했다. 언덕 아래에선가 키세의



포효가 들렸음. 쿠로코 테츠나 어딨어!!!!!! 몸을 숨길 곳을 찾아 낮게 움직이는 중에도 키세는 멈추지 않았음. 내가, 내가!! 어떤 심정이었는데!!! 난 이렇게 못 보내!!!!! 죽어서도 쫓아다닐 거야!!!! 생각과는 다른 말에 벙 찐 사이



언제 달려왔는지 키세가 씩씩대며 테츠나를 바라보고 있었음. 어떻게 알았는진 몰라도 한 손에 휴대폰만 든 채였음. 키, 키세 군. 여긴 어떻게....... 출판사에서 알려줬으니까 왔죠! 아까 그거 무슨 말임까! 으르렁대던 키세는 이내 부어오른 눈가를



손으로 부드럽게 문질렀음. 울고 싶은 건 난데 왜 울었어요!? 키세 군이랑 헤어진다고 생각하니까 그만..... 왜 헤어져요! 편집자 때문에 뭐라고 한 소리 들을 줄 알았는데 아니길래 사실 날 좋아하지 않는 걸 알았다고 생각했노라 테츠나는 얘기했음.



아............!!! 키세가 머리를 마구잡이로 헝클어트렸음. 와, 서프라이즈 준비하고 있는데 그런 삽질이나 했어요?! 결혼해서 어떻게 살까 이런 행복한 상상이나 해주지! 네? ....일단 따라와요. 멀리도 왔네. 키세 손을 잡고 테츠나는



다시 카페로 돌아왔음. 일단 진정해요. 키세가 건네준 바닐라 쉐이크를 마시며 숨을 고르는 테츠나 눈에 그제야 풀어 헤쳐진 키세의 넥타이며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내팽겨진 아끼는 시계 (테츠나가 처음 사준 선물) 따위가 보였음.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키세였는데. 잠시라도 긴장을 풀었다 한 순간이라도 멋지게 보이지 않으면 참을 수 없다고 하던 그였는데. 조금 진정된 뒤에야 테츠나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편집자가 생각남. ....아! 편집자님....! 아까 거기에서 기다리실 건데 어떡합니까..



.....그 편집자 여기에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네, 어디에 계셔요? .........여기요. 키세는 손가락으로 자신을 콕콕 가리켰음. 불퉁한 표정이었다. 깜짝선물로 짜잔 등장해서 놀래켜 주려고 했더니 남의 심장 떨어지는 소리나 하고 말임다.



네? 테츠낫치가 하도 시간이 필요하다 해서 편집자 일 하려고 공부 했어요. 알고 있겠지만 난 명예 문창과였잖슴까. 한 번 들었던 거니 어렵진 않았슴다. 최대한 빨리 자격 충족해서 갈 테니 그 때까지만 결혼식 미뤄주면 안 되겠냐고 전 편집자님을 포섭했죠



아......... 어쩐지 드디어 결혼하고 퇴직한다던 편집자 님이 좋겠다고 하셨나. 이제 테츠낫치 편집 담당은 나임다. .....그럼....... 편집자 만나러 나갈 일도 없겠죠. 나랑만 있어요! 난 한 순간도 떨어지기 싫은데 테츠낫치는 아니라니



자존심 상했슴다! 어떻게 아직도 날 안 좋아할 수 있어요!? 아니, 일단 키세 군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자존심은 됐어요. 그깟 거 테츠낫치랑 결혼할 수만 있으면 무릎꿇고만 살으래도 할 수 있슴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지만요......



편집자도 만나는 거 싫어! 내가 편집하면 안 되냐고 했더니 테츠낫치가 뭐라 그랬슴까! 출판사에서 납득하려면 전문 편집자가 붙어야 한댔지요! .....그랬던가요. 그 한 마디 때문에 얼마나 벼르고 있었는데요! 지금껏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것도



한 사람 때문에 계획이 다 틀어진 것도 처음임다! 진학 예정도 없었는데 진학했고 옆에 더 있고 싶어서 재산 투자 관리 담당도, 이젠 편집 담당도 맡으려 한 것도 테츠낫치가 처음임다! 그런데 내 이야긴 듣지도 않고! ..그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키세군



원래는 이렇게 어수선한 상태에서 할 말이 아니었는데........아무래도 좋아요. 이렇게까지 했는데 날 버리진 않겠죠. 나랑 결혼해 줘요. 편집자와의 계약서인 척 들이대려 했다는 혼인 신고서와 각종 문서들 (결혼 서약서라던지 청첩장 시안 따위였음)



종이가 이리저리 널부러진 테이블에서 그렇게 테츠나는 청혼을 받았다. 처음 거절했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크기의 알이 박힌 반지였음. 그럴싸한 꽃다발도 분위기있는 노래도, 맛있는 음식도 아무것도 생각했던 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투덜대는 키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테츠나는 가볍게 입을 맞췄음. ...좋아요, 키세 군. 아주 잠깐 허리를 붙든 키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가 이내 진한 키스를 선사했음. 한참을 시달리고서야 겨우 풀려난 테츠나에게 키세가 불쑥 물었음. 그래서 대체 뭐가 문제였슴까



...뭐가요? 결혼 거절했던 거요. ...아.....그러니까...이게 정말 사랑인가 모르겠어서요. 사랑이 뭔데요? 그렇게 철학적인 질문은.... 나는요, 자다 눈을 떠서 처음 보는 게 테츠낫치였으면 좋겠고 내 빛나는 모든 순간에 함께 있었으면 좋겠슴다



아니지, 테츠낫치가 함께 있다면 슬픈 기억도 빛나는 순간이 되겠죠. 더 자세히 말하면 비오는 날 수국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고 싶고, 맛있는 바닐라 쉐이크 파는 곳에 가서 브런치로 양파 그라탕을 함께 먹고 싶기도 하고요. 테츠낫치는 안 그래요?



.....저도 너랑 오래된 서점에 가서 책 냄새를 맡으며 책을 고르고 싶고, 지금같이 예쁜 카페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사랑이 대수입니까? 그냥 언제까지고 함께 하고 싶다는 거, 그게 사랑 아니예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요. 사랑할 시간도



부족한 걸. 나도 사랑이라는 정의를 말하라고 하면 모르겠어요. 하지만 테츠낫치와 알게 되기 전 기억들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나. 그냥 우리가 앞으로 걸을 미래 생각만 해도 기쁘고요. 이게 사랑이 아니면 이 세상에 내가 사랑하는 건 없을 검다. 테츠낫치도



나 이상으로 좋아하는 사람 없잖아! 의심하지도, 걱정하지도 말아요. 우린 사랑하고 있는 걸. ........사랑....하고 있는 거군요. 아, 나 원래 테츠낫치보다 10년 늦게 죽으려고 했는데. ......? 그래야 테츠낫치 무덤도 돌봐주고 10년 뒤



날 마중나온 테츠낫치에게 많이 늙었슴까? 말도 걸면서 저승길 걸으려고 했는데! 날 놀래켜서 수명이 10년은 짧아졌슴다. .... 다시 생각해봤는데 먼저 두고 가기도 싫고 잠시라도 떨어지는 건 못 견디겠더라고요. 혹시 울기라도 할까봐 걱정도 되고.



나랑 같이 가야 해요, 알았죠. .....알았습니다, 키세 군. .......언제까지 키세 군이라고 할 거예요? 이제 우리 둘 다 키세인데. 알았어요, 료타 군. 서류들은 나중에 꼭 읽어보고 서명해요. 조금이라도 일찍 함께 하고 싶으니까 지금 할래요.



..돌아온 만큼 시간도 아까우니까요. 어느 사이에 나온 양파 그라탕 위의 치즈는 다 굳어버리고, 바닐라 쉐이크는 쉐이크 형태를 잃었지만 그걸 먹는 둘 중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손 위의 반지들이 반짝이며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하고 있었다.



~비하인드~ 있죠, 아오미넷치. 이제 결혼도 했는데 옛날에 도와준 이유 말해줄 때도 되지 않았슴까? ....아. 테츠가.....표정이 왜 그래? 테츠라고 부르니까 뭔가 질투나서요. 야, 넌 결혼했는데도 그러냐! 테츠낫치는 유부녀여도 매력적이란 말야!



....허....야, 난 쟤랑 같이 목욕하고 자란 형제같은 사이거든?! ....같이 목욕을 했어요.......? 한 살 때 이야기야!!!! ....그래요, 그렇다고 쳐요. 아무튼 테츠가, 야 자꾸 노려볼래? 너나 테츠나 둘 다 키세인데 그럼 어떡해!



...그건 그렇죠. 알았슴다. 아무튼! 테츠가 잘생긴 얼굴을 좋아해. ......? 걘 자기가 그런지도 모르는 거 같은데 옛날부터 미인을 좋아했어. 그러니까 널 싫어할 린 없겠다 싶었지. 준_준 엣 그리고 너도 말야. σ σ? 뭐가 말임까?



맨날 힐끔힐끔 테츠 보면서 뭔가 하고 싶다던지 관심받고 싶은 표정이면서 모르더라고. ...제가 그랬슴까? 모르고 있는데 괜히 찔러 보지 말고 기다려 보지 뭐, 했는데 자리 바꿔 달라고 하길래 왔구나, 싶었지. 그리고 어, 봐라. 쟤가 고독사라도 해봐.



그럼 내가 얼마나 뒷 맛이 찝찝하겠어! .....테츠낫치가 왜 고독사를 해요! 혼자 놔두면 밥 챙겨 먹는 것도 귀찮다고 안 먹고 그럼. ..........진짜요? 너 만나면서 약간 살도 오르고 그러길래 잘 사나보다 싶어서 고독사 걱정은 이제 안 해.



이젠 필요 없긴 하죠. 아 그래도 혹시 내가 먼저 죽기라도 하면 테츠낫치를 꼭... ....준_준? 니가? 테츠를 두고 죽는다고? 넌 왠지 저승사자 멱살 잡아서라도 못 간다고 하고 다시 살아날 거 같음. ........역시 그럴 거 같죠? σ σ;;



테츠가 먼저라도 저승사자 두들겨 패서 살려내던지 같이 따라갈 거 같고..... ........... 부인 못하는 거 보게 준_준..... 하지만 사랑하는 걸 어떻게 해요! .....그래 너 사랑꾼이야, 그러니까 이제 날 그만 붙잡고 놔주지 않을래?





뭔가 또 쓰려던 게 있었는데 까먹었음(...) 사실 이 이야기는 천재 소년 키세가 테츠나에게 반했는데 테츠나는 매몰차게 꿈 없는 사람 싫습니다. 함께 일할 수 있는 직종의 사람이 좋아요 이런 이유로 거절해서 어느 날 짜잔 등장해서 테츠나가 ㅍ.ㅍ?



하면 죽도록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이제 날 사랑해주면 안 되냐고 자긴 죽을 때까지 쫓아다닐 검다!! 하고 적극 대쉬하는 걸 쓰고 싶었는데 손목 조져서 탈주한 시간 동안 어떻게 하려고 했는지 까먹었(...) 아, 아무튼 그런 이유로 이렇게 끝났음다.



이게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고 이번에도 분량 조절 대 실패했고.......처음 계획 (짝사랑>마무리를 테츠나가 키세에게 고백해서 눈물 펑 하고 끝) 맞나 싶은 내용으로 전개되었지만...아무튼 둘이 잘 먹고 잘 살았대요....책 내면 이제 표지에



키세 테츠나 지음, 키세 료타 편집 이렇게 나란히 들어갈 것이다. 배치는 일부러 결혼식장 가면 신랑 신부 이름 적어놓듯이 해서 책 한 권 늘어날 때마다 료타는 매우 기뻤을 것입니다........그럼 진짜 안녕......



하나 생각나고 하나 까먹었다(..) 쓰고 싶던 게 테츠나 나중에 아무 생각 없이 영화보다가 료타 군에 비하면...이런 생각 오조 오억 번 하다 자기 얼빠인 거 알게 될 것이라는 거.......미모가 시들면 어쩌지 둘 다 걱정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생각났다!!!! 원래 생각한 전개대로 갔을 때 테츠나가 키세 거절하려고 웨딩드레스 입은 상대가 보고 싶다 (동성을 좋아하나 착각하게) 얘기하는데 키세가 드레스 입고 나타나서 (근데 어울림) 이제 됐냐 그래서 승낙하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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