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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백업

고등학생 키세x유령 쿠로코

에딘MOON 2017. 7. 31. 03:03

황흑데이 끝나기 전에 고등학생 키세x옛날에 죽어서 유령된 쿠로코로 황흑~~ 키세네 할아버지가 유명한 시인. 어느 날 키세는 교과서에 실린 할아버지 시에 관련된 숙제를 함. 시를 쓸 때의 심정이라던지 그런 거. 그래서 키세는 할아버지한테 물어봄.



그리고 할아버지는 원고료 땡겨 썼는데 그럴듯한 시가 안나와서 쫓기는 심정이었다고 답함. 다음날 그대로 얘기했다 키세는 엄청 혼남. 중학교에 가도 할아버지 대답대로 썼는데 오답되는 일도 생기고. 그래서 키세는 점점 국어에 흥미를 잃게 되었음. 고등학교에



갔는데 허구한 날 국어 낙제점 받고 매일 불려가 혼남. 그 키세 시인 손자 맞냐고도 혼나고 그래서 악순환. 그러던 어느날 평소처럼 핑계대고 문학 수업 빠졌는데 땡땡이치다 걸리면 혼나니까 어딜 갈까 하다 구교사에 가게 되었음. 이제는 쓰지 않는 교실들의



상패들, 학급 문고 따위를 보고 있는데 먼지가 수북한 책상에 누군가 앉아 있었음. 그쪽도 땡땡이쳤슴까? 여기 올 사람은 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사실 이미 철거되었어야 했는데 역사깊은 학교다 보니 나중에 기념관 한다 해서 출입금지 중이라서.



너는 내가 보입니까? 엣 요즘 학생들은 교복 셔츠 한 두 개 풀고 귀에 장신구를 하나요? 쿠로코는 키세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옛날 시대 사람이었음. 언젠가 키세가 박물관에서 본 교복을 입었던. 쿠로코가 유령이라는 걸 알았지만 무섭진 않았음.



어릴 때부터 책을 읽으며 당신은 어떤 생각으로 이 이야기를 썼나요? 같이 대답없는 대화를 하던 습관 때문일지도 몰랐음. 구교사가 출입금지된 이후 쿠로코는 현재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볼 수 없었고 키세는 땡땡이칠 때 심심하지도 않고 나만의 친구가 생긴



기분에 서로의 존재를 매우 반겼을 것 같다. 쿠로코는 키세의 조언을 들어서 의상 스타일을 바꿨음. 반투명하긴 해도 같은 교복을 입은 쿠로코의 모습은 더 친구같이 다가왔음. 쿠로콧치는 내가 없을 때 뭘 함까? 책을 읽습니다. 엑 여기 책들 완전 옛날!



그 정도입니까....? 이 책은 우리 마을의 oo씨가 술먹고 수로에 빠져서 다리가 부러진 동안 쓴 일기고....(이하 생략) 에엑?! 일기라구요!? 그렇게 놀랄 만한가요? 소설인 줄 알았는데 실화라고 하니까요.... 아주 오랜 고전들이 쿠로코에게는




동시대 이야기들이었음. 생각 외의 시대 차이지만 쿠로코는 키세에게 과한 간섭을 하거나 꼰대같지 않았음. 키세는 종종 새로운 책들과 새 단어들을 모를 쿠로코를 위한 사전을 챙겨뒀음. 키세의 유령친구가 책을 좋아하다 보니 키세도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음.




점점 키세가 구교사에 자주 찾아오니 쿠로코가 키세에게 키세 군. 요새 학생들은 수업 중간중간 자유시간이 많나 봅니다. 사실 그렇진 않고 내가 문학 수업을 빠져서 그렇슴다. 키세는 내심 쿠로코가 자기한테 실망할까 마음 졸이는데 쿠로코가 덤덤히



키세 군 책 좋아하는 것 같은데 수업은 왜 안 듣나요. 질책하는 건 아니고 궁금해서요. 그래서 옛날 얘기를 꺼냈음. 정답을 찾아야하는 수업은 하고 싶지 않고 지금 예전처럼 책을 읽게 되서 행복하다고. 쿠로코는 가만히 듣다가 키세 머리를 쓰다듬었음.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키세는 괜히 들떴음. 쿠로콧치 방금 그거 한 번 더 해주세요! 귀찮아요. 넘햇!!! 둥둥 떠서 저 앞으로 이동한 쿠로코는 키세도 잘 알고 있는 책을 하나 보여주더니 물었음. 키세 군, 이 책의 사랑 이야기는 어땠습니까?




뭐, 사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지만 난 별롬다. 실은 부인만 이기적인 남편에게 희생당한 얘기잖아요. 비슷한 질문을 받았던 과거에 한 대답에 핀잔들었던 기억이 있지만 이번에도 같은 대답을 했음.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쿠로코가




맞아요. 사실 아주 악독한 남자였습니다. 죽은 부인을 위로하려고 당시 이상적인 아내상으로 포장해 쓴 글이지요. 문학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에게 모두의 생각이 있듯 천 명이 봤다면 천 개의 감상이 있겠죠. 키세 군이 틀린 게 아니예요.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경쟁의 시대로 선을 세울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키세 군은 머리도 좋고 분명 누구보다도 대단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키세 군 만의 감상은 유지하되 출제자가 의도한 답을 골라주는 게 어떨까요? 키세는 쿠로코가 한 말이 꼭 구원같았음.




쿠로코는 키세가 놀러와주는 게 행복하지만 쉴 때만 오고 키세가 자기 인생을 충실히 즐기면 좋겠다고 했음. 그래서 키세는 쿠로코 말대로 쉬는 시간이나 점심 때 찾아오며 충실한 학교 생활을 했음. 시간이 훌쩍 흘러서 키세가 졸업할 때가 왔음. 키세는



문학부로 유서깊은 대학에 합격했지만 자취할 만큼 먼 곳이라 쿠로코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갔음. 쿠로코는 덤덤히 축하 인사를 건넸고. 방학마다 찾아오겠다고 하긴 했지만 자기처럼은 섭섭해하는 것 같지 않아서 키세는 더 섭섭했음. 대학 생활은 생각보다도



바쁘고 힘들었지만 즐거웠음. 이따금 구교사에서 작별 선물로 한 아름 안겨준 책을 읽고 있을 유령 친구를 생각하며 힘도 내고. 여름방학을 맞았지만 키세는 공모전에 낼 책을 쓰느라 돌아가지 못하고 겨울방학이 되어서야 고향에 올 수 있었음. 오자마자 구교사



건물을 찾았는데 어느 샌가 기념관 건물로 재건축되어 버렸음.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라 방문객은 없었기에 키세는 쿠로콧치하고 부르며 돌아다녔지만 쿠로코는 보이지 않았음. 키세가 사다둔 책들도 없고. 눈을 쓸고 있던 관리인에게 책 이야기를 꺼내니 학교



건물에 옮겨졌다는 말 뿐이었음. 내가....쿠로콧치 보여주려고 열심히 쓴 책이 상을 탔슴다...판매 시작 전에 제일 먼저 보여주려고 출간되자마자 가지고 왔는데 쿠로콧치 이젠 가버린 검까? 버려진 강아지마냥 건물 앞 큰 나무 아래 쪼그려 앉은 키세의




머리 위에 소복하게 눈이 쌓였음. 키세는 한참이나 그렇게 있다가 쿠로코에게 보여주고 싶던 책을 나무 밑에 묻을까 고민하다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음. 옛날 책상들이 보존된 교실에 들어가 키세는 책상들을 일일이 살폈음. 칼자국으로 흐릿하게 黒가 적힌



책상 서랍 속에 책을 넣어두고 키세는 떠났음. 가장 단정한 글씨체로 쓴 메모는 어쩐지 슬퍼 보였다. 쿠로코가 사라진 뒤에도 키세는 열심히 대학 생활을 이어 갔음. 책의 인세도 빵빵히 들어와 유복한 생활이었지만 키세 마음 한구석은 텅 빈 기분이었음.



두 번째 책이 출간된 날도 키세는 책 한 권을 받아왔음. 아무도 없을 것 같은 대학 건물에서 펜을 들어 메모를 남기는 중에 옆에서 불쑥 목소리가 들렸음. 그동안 싸인이 많이 늘었습니다, 키세 군. 쿠ㄹ로콧치!? 어디 갔었슴까!? 여긴 어떻게 왔어요!




'나의 작은 유령 친구' 라니 너무하지 않습니까. 그 당시 제 키가 얼마나 컸는데요. 키세에게는 자서전이나 다름없는 첫 책은 독자들에겐 유령과 만담하는 소설이라는 것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쿠로코는 유령이긴 해도 제 동의없이 책을 썼냐는 둥 툴툴댔다.




남겨둔 책에 있던 싸인은 분명 제일 잘 썼다고 생각했지만 옛날 사람 쿠로코가 보기엔 미흡할 법도 했다. 지금은 많이 늘었다는 칭찬에 이어 쿠로코는 키세 군이 말한 대학이라는 곳이 궁금해서요. 훨씬 많은 책이 있다기에 무작정 올까 했는데 키세 군처럼



절 볼 수 있는 사람이 생기면 곤란해서요. 요즘 사람들은 어떤 옷, 어떤 말을 쓰는지 돌아다니며 연구했죠. 그런 것치곤 옷 스타일 구려요! 내가 살던 곳은 시내라고 해봤자 이곳으로 치면 시골임다. 확실히 너를 보니 그런 것 같군요, 키세 군.



그래서 말인데 책임져주세요. 엣 인세가 제법 될 것 같은데 사실 절반은 제 몫이잖습니까. 이곳에 다니려면 요즘 스타일에 대한 정보도 필요하고 키세 군이 안내해주세요. 키세 말고는 쿠로코를 본 사람이 없었으니 사실 그냥 다녀도 모를련만 둘 다 그 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키세는 한껏 가슴을 펴며 어쩔 수 없네요. 키세 료타의 친구가 구시대 사람 소릴 듣는 건 있을 수 없슴다! 쿠로코와 함께 귀가했다. 쿠로코가 들고 있던 첫 책과 키세가 들고 온 두 번째 책도 둘처럼 나란히 책꽂이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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