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

적흑골 드래곤 육아일기 후기

에딘MOON 2018. 3. 26. 16:30

다들 연락이 없으신 것이 무사히 잘 받으셨으리라 믿고,

늦은 후기와 비하인드를 살포시 풀어놓겠습니다.....


원래는 썰북으로 낼 예정이었기 때문에

8페이지나 나오면 다행이군, 했었는데요....

쓰다 보니 51페이지의 내용이 되고 말았고...

정말로 판타지 소설같이 되어버렸다orz




아래는 처음 썰북을 하자, 생각하면서 구상했던 메모들입니다.

적어둔 그대로 올려두었어요.

해당 내용들은 책 속에 글 형식으로 풀어 들어가 있고,

여기에 없는 내용들도 있지요.


썰북으로 냈다면 조금만 더 다듬었을 텐데,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책으로 내려니까 썰북을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막막해서

결국 그냥 책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내용이 아무리 봐도 넘나 판타지소설의 그것이라,

등장인물의 이름을 빼면 그냥 판타지 아닌가 싶어서

원작과 엮어보려고+원래 썰북이었던 만큼 짜임새 있는 줄거리가 아니어서

마지막은 나름 고심 끝에 원작과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만.....




급히 마감하다 보니, 끝 부분은 막 다급하게 진행되고

중간에 숫자 틀리고 글자 틀리고 그런 부분이 자꾸 신경 쓰이고..Aㅏ......

그래도 재미를 주었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아래는 써먹고 싶었거나, 쓰지 못했던 설정들입니다.



1) 아카데미에 입학 후


-응? 목욕을 같이 한다고? 보통 시중인 말고 가족들과는 5살 이후로 같이 안 하지 않아?

-시중인도 좀 크면 거북해져서 난 못 들어오게 하는데.


쿠로코는 혼란에 빠진 것 같았다. 다들 나이에 상관없이 같이 목욕하는 게 아니었나?


그리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쿠로코는 내쉬와 아카시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말았다.



이제부터 목욕은 저 혼자 하도록 하겠습니다.

.........테츠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아카시와 내쉬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아카데미에서 쓸데없는 소리를 한 게 틀림없군. 으드득 이를 가는 소리는 너무나도 작아서, 쿠로코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당분간 아카데미는 쉬고 여행을 가볼까 해.

쿠로코가 궁금해 하던 지역으로의 여행에, 쿠로코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동안 빠진 수업 내용을 이해가 될 때까지 알려주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애초에 계속 우리한테 배우면 좋을텐데. 투덜대는 아카시의 목소리는 묵살당했지만.



아카시와 쿠로코가 여행을 하는 날은 내쉬가 아카데미에 등장해서 묵묵히 학생들을 노려보았고, 내쉬와 쿠로코가 여행을 하는 날은 아카시가 빙긋 웃으며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별다른 말은 없었으나, 이따금 툴툴대듯이 테츠야가 갑자기 독립적인 아이가 되어 목욕을 따로 한다니, 그 시간동안 나는 뭘 하면 좋지? 흘리듯 하는 혼잣말에 모두들 상황 파악이 끝난 모양이었다.



일주일의 여행이 끝나고 돌아온 쿠로코가 맞닥뜨린 건, 어쩐지 핼쑥해진 사람들의 얼굴과 호들갑스럽게 떠드는 소리였다.


아니 글쎄, 목욕은 원래 죽을 때까지 같이 해야 하는 건데 5살부터 혼자 씻었다는 사람들이 있다지 뭐야.

세상에, 누가 목욕을 혼자 해?


며칠 뒤, 쿠로코가 같이 목욕하겠다며 두 드래곤에게 말하고 난 뒤부터 아카데미에는 불문율이 생겼다.

쿠로코 테츠야 앞에서는 절대로 언제부터 혼자 무엇을 하는지 말하지 않기로.




2) 히카리들


원작에서 쿠로코의 히카리들이었던 파트너 둘, 아오미네와 카가미.

쿠로코의 남다른 애정이 어떻게 생겼는가.....

그것은 바로 붙잡혔던 마왕이 아오미네나 카가미로

처음이 어쨌든, 사이좋게 크며 자라는 과정에서 영혼의 애착이 생겼고

이후 빛과 그림자로 끈끈한 관계를 이어 나가는 모습에

아카시와 내쉬가 후회했다고 합니다.



3) 키세


키세는 처음 아카데미의 동급생으로 아주아주 잘난 인간이었고 귀족도 아닌 쿠로코가 아카데미에 들어온 것을 굉장히 못마땅해합니다.

....만 어느 시점에서 쿠로코에게 반해버렸다, 라는 설정과

늦게 태어난 드래곤으로 - 아카시와 내쉬의 다음 기수 -

그 세대 가장 잘난 드래곤으로 모두를 깔보는 기질이 없지 않았으나

그 까칠함마저 쿨코에게 함락되어 반해서 쫓아다닌다는 설정이 있었습니다.

드래곤 설정에서는 아카시와 내쉬가 쿠로코의 영혼을 쫓아 다닐 때 종종 끼려고 해서

두 드래곤이 열심히 따돌리려고 애쓰지요.




4) 이름


위에도 썼었지만, 이름에 黑이 들어가는데 검정색 머리가 아닌 이유를 뭐로 할까 고민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요정 실수로 뭘 잘못 먹여서 염색되어 버렸는데 그게 너무 잘 어울려서 내버려뒀다라는 설정이 있었지요.




5) 마지막 장면


재버워크의 일원으로서 내쉬가 쿠로코를 만나기 직전, 아카시와 만났을 때 둘은 패션쇼장에서 쿠로코에게 어울릴 옷을 보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썼습니다만....

원래는 옷 센스가 너무 구려서

아카시가 내려놔라 진짜 하면서 내쉬와 투닥거리는 결말도 생각했답니다.

어느 한 명으로 커플링을 결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끝까지 두 사람이 다투는 걸 써도 좋았겠는데 어쩌다보니.................ㅎ






썰북에서 글이 되는 과정이 정말로 힘들고 괴롭고...나는 왜 일을 벌렸지....싶었으나

쓰는 도중 정말 재미있게 썼답니다.

PC방에 며칠이고 가서 쓴 것도 추억이요,

테일러 스위프트 노래 You belong with me/Blank space 이 두 곡을 노동요 삼아

한껏 기분을 업한 것도 추억이겠지요.....

출근해서 우울할 때도 한번씩 퇴고하고 하다 보면 괜찮았답니다.

읽어주신 여러분에게도 큰 웃음을 선사했길 바라며 이만 끝냅니다.

다음번엔 꼭 청흑으로 찾아오고 싶네요...흑흑......

(그러나 일이 바빠 소비만 겨우 하는 덕후가 되고 말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