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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흑] 시한부 키세X마사지사 쿠로코

에딘MOON 2018. 2. 12. 19:05

이 진단은 내가 접수한다. -빌런 뮨


반핫치 진단메이커 결과 - 시한부 키세X마사지사 쿠로코



마지막 가는 길 편히 모십니다. 가벼워진 몸으로 한결 가뿐히.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선고 때문이었을까, 평소라면 기분 나쁘다고 하거나 웃어 넘겼을 전단의 내용이 다르게 와닿았다. 비용은 조금 비쌉니다. 건조한 수화기 너머 목소리에 키세는 가진 게 돈 뿐이라서요. 괜찮습니다.


자조적인 웃음 소리와 함께 신청을 끝냈다. 남자는 이번에도 태연한 어조로 그렇군요. 그렇다면 특별 서비스를 넣는 것도 좋겠네요. 답하고는 신청이 끝났음을 고지했다. 뭐어, 실은 외모도 끝내주지만. 죽으면 돈보다도 실체가 남지 않는 거 아님까. 죽도록 돈을 향해 달렸던 그간의 인생이 무척이나


허무해지는 순간이었다. 좀 더 벌고 즐겨보자, 그런 심정이었는데 열심히 벌어 가는 길만 아름다울 판이었다. 도내 가장 아름다운 집을 만들고 싶었는데.....납골당 로얄층 내 몸보다도 작은 땅이 내 집이 되게 생겼슴다...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질 판에 마사지가 다 무엇이냐 싶다가도


그간 호강 한 번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몸에 마지막이라도 베풀자 싶은 복잡한 심정이 가득할 뿐. 취소할까 전화를 들었다가 내리는 일이 몇 번 반복된 후에야 키세는 조용히 훌쩍이기 시작했다. 정말로 죽는 걸까, 나.... 탁자 위의 휴지가 반쯤 사라졌을 즈음 자그맣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누구세요? 꾹 잠겼던 감정이 홍수가 되어 넘쳤기 때문인지, 평소보다도 물기어린 목소리에 ...마사지 신청하신 키세 료 되십니까. 메마른 목소리도 잠시 머뭇거린 모양이었다. 평소라면 그러지 않았겠지만 - 얼굴이 큰 자산이므로- 아무렇게나 쓱쓱 눈물을 닦아낸 눈은 더더욱 벌개져 있었다.


아....미안함다. 밖에 많이 추웠죠? 키세가 좋아하는 바다 색을 꼭 닮은 물빛 머리카락의 소년 - 어쩌면 키가 작은 청년 - 은 고개만 살짝 젓고는 키세 혼자 사는 집에 실례한다며 인사를 한다. 아무도 없던 집이 인사 하나로 누군가 같이 있는 듯 느껴져 키세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별다른 말 없이 이것저것 꺼내어 준비하던 그는 저기, 저, 음, 그 쪽 따위의 호칭에 쿠로코입니다. 한 마디만 내뱉었다. 이것저것 묻고 나더니 키세의 몸 이곳저곳을 누르는데 이상하리만치 편안한 기분에 키세는 저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 눈을 떴을 땐 쿠로코는 이미 가고 없었다. 꿈꿨나


싶기도 하다가 식탁 한 쪽에 놓인 음식과 '혼자라고 안 챙기면 더 힘듭니다. 이 강아지가 함께 한다고 생각하세요' 라고 적힌 쪽지가 있었다. 뭐야, 이 까만 동그라미가 강아지? 귀라도, 꼬리라도 좀 그려주지! 따뜻한 느낌에 폭 쌓인 채 먹은 음식은 글쎄....삶은 계란은 일품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좋았던 지라 키세는 즉시 횟수를 추가했다. 쿠로콧치, 아, 아니 쿠로코 씨로 부탁합니다!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왠지 그 만큼이나 편안한 존재는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수화기 너머 상대는 잠시 침묵하다가 애초에 저 혼자 뿐인 걸 알고 하는 소리입니까. 일갈했다.


그러고보니 건조한 목소리가 닮았구나. 멋쩍게 웃음으로 넘어가는 키세에게 쿠로코는 담담하게 식사 잘 챙기세요. 아니면 받아주지 않을 겁니다. 답하고는 통화를 끊었다. 곧 죽을 거라는 의사의 말에 의지를 잃었던 자신은 어딜 갔는지. 다음날 키세는 아침을 2그릇이나 해치웠다.





헬로우 프렌즈. 반핫치가 원하는 태그임다~~ 뒷이야기 잘 써줘요우 그럼 20000


예 님들 전 아무 생각 없었는데 반핫치가 이었네요 밥 다 먹구 칭찬해달라고 쿠로콧치한테 전화한대요우




적은대로 저기까지만 쓰고 쓰지 않았습니다...(笑)